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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거래한파…매수자가 사라졌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 주택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시장이 급격이 얼어붙고 있다. 정부의 12ㆍ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추가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로 매수세가 위축된 탓이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439건(거래일 기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실거래신고기한이 60일이어서 거래량이 소폭 늘어날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중개업소들이 거래 성사 직후 신고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추가 신고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신고된 물량만 놓고 보면 서울 아파트 거래는 2018년 9ㆍ13 대책 이후 거래 절벽이 본격화된 2019년 초 월 거래량(1~3월 1454~2275건)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6916건)부터 차츰 회복세를 보이다 10월과 11월 각각 1만1515건, 1만1479건으로 월 1만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12ㆍ16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12월엔 7532건으로 주춤했으며, 이달 들어 거래절벽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12ㆍ16 대책 발표 후 매수 대기자들이 먼저 '일단 멈춤' 상태가 됐다고 말한다. 그간 워낙 가격이 뛰다 보니 추격매수에 부담을 느낀데다 정부가 서울 등 일부 과열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세제와 공급, 금융 등을 총망라한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가격 하락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A공인 관계자는 "시세 조정이 조금이라도 이뤄지면 바로 사겠다고 생각했던 일부 대기수요를 제외하곤 문의 전화만 간간이 오는 상태"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집주인 역시 어느 정도 조정을 받다가 다시 올랐던 학습효과로 인해 여전히 큰 폭의 호가 조정은 하지 않는 상태여서 거래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매매에서 멀어진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로 눈을 돌리면서 전세가격은 상승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거래의 상당수는 9억원 이하 매물로 파악된다. 일부 9억원 이하 매물은 12ㆍ16 대책 발표 후 호가를 더 올렸으나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ㆍ16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10%에서 0.08%, 0.07%, 0.04%, 0.03%, 0.02%로 6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아파트값은설 연휴를 낀 지난 주부터 하락 전환했다. 한국감정원은 "상승세를 주도하던 재건축 등 고가 주요 단지가 하락했고 인근 및 외곽의 중저가 단지 갭 메우기 상승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래량 한파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본격적인 봄 이사철과 한시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물량 상황 등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청약업무 이관 작업을 끝내고 다음 달부터 재개장하는 분양 시장도 거래량의 변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2ㆍ16 대책 이후 고가주택 거래가 줄고 거래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거래 소강상태 속 중저가주택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