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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을 계기로 전기차 주차 문제와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차량인 벤츠 EQE에 중국 기업 파라시스(Farasis)의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세계 명품 자동차로 알려진 벤츠가 왜 중국 배터리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벤츠와 파라시스의 배터리 선택 이유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2010년대 전기차 전환 초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의 배터리를 사용했지만, 2018년 다임러(벤츠 모회사)는 중국 신생 업체 파라시스와 10년간 170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0년에는 벤츠가 파라시스의 지분 3%를 인수하며 협력을 강화했고, 2022년부터 출시된 EQE 모델에 파라시스가 주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었습니다. 당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경쟁에 참여했지만 탈락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파라시스는 가격이 30~40% 저렴하며, 벤츠는 자신들의 기술력으로 파라시스의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벤츠의 1대, 2대 주주가 모두 중국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벤츠와 중국 자본의 관계
벤츠는 140년 역사를 가진 독일 기업이지만, 2018년 지리자동차의 리슈푸 회장이 소유한 투자회사 TPIL이 벤츠 지분 9.69%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되었고, 2019년 베이징차가 9.97%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파라시스와의 협력 관계가 시작된 2018년은 리슈푸 회장 측이 최대 주주로 등극한 시기와 일치합니다.
벤츠는 이후 대형 전기차 EQS에도 세계 1위이자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이 더 저렴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이 커서 중국 눈치를 봤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라시스 배터리의 품질 논란
파라시스 배터리의 품질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2021년 독일의 경제지 '매니저 매거진'은 파라시스 배터리 샘플의 품질이 재앙적이라며, 다임러와의 협력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베이징차가 파라시스 배터리 결함으로 인해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벤츠는 CATL의 배터리 공급을 늘려 파라시스를 대체해왔지만, 일부 차량에는 여전히 파라시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배터리의 불안한 동맹
전기차 전환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완성차 기업들은 배터리 기술과 설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배터리 기업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을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기업 간의 상하 관계는 대등한 협력 관계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청라 화재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양쪽이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2020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화재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인 사례가 있습니다. 현대차의 전기차인 코나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약 8만대의 전기차가 리콜되었고,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비용을 3대7로 분담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강화의 필요성
전기차의 대중화와 함께 배터리 안전성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청라 화재 사건을 계기로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기업 간의 협력 강화와 품질 관리는 필수적입니다.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의 전기차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안전한 배터리 사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산업 전체의 신뢰도와 직결됩니다.
결론
벤츠 EQE의 파라시스 배터리 화재 사건은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제조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품질 관리와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