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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매일경제

 

한국 소극장 문화를 선도하며 대중문화의 큰 줄기를 세운 김민기 학전 대표가 21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73세.

김민기 대표는 지난해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으며 일시적인 호전을 보였으나, 최근 간 전이와 폐렴이 겹치며 끝내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고인의 조카인 김성민 학전 총무팀장은 "고인은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모두가 모인 후 편안히 떠나셨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

저항 정신의 상징, 김민기의 음악과 삶

 

김민기 대표는 군부 독재 시절 '아침이슬'과 '상록수'를 통해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아침이슬'은 발표 당시 건전가요로 불렸으나, 유신 정권 이후 금지곡이 되며 그의 음악 인생은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음반 압수와 방송 출연 금지 등 여러 탄압을 겪었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음악가로 기억되었습니다.

평론가 임진모는 "김민기는 원치 않게 정치적적 존재가 되었으나, 우리나라 싱어송라이터의 시초"라며 그의 음악적 업적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과묵한 예술가, 김민기의 일상

 

고인은 생전 과묵하고 나서지 않는 성품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학림다방의 이충렬 대표는 "김민기 형은 1987년부터 매일 학림다방에 출근하듯 들렀다"고 회고했습니다. 김민기 대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특별한 말씀을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전 소극장과 김민기의 유산

 

김민기 대표가 1991년 세운 소극장 '학전'은 대학로의 상징이자 수많은 가수와 배우들의 산실이었습니다. 특히 그가 번안·연출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학전에서 많은 신진 가수들의 무대가 열렸으며,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학전은 고인의 암 투병과 재정난으로 올해 3월 공식 폐관했으나, 고인의 뜻에 따라 상업화는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김성민 팀장은 "김민기가 연출하지 않는 '지하철 1호선'은 없다"며 그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기의 유작과 학전의 미래

 

김민기 대표는 생전에 만든 작품들의 대본집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남겼습니다. 학전은 그의 유작을 아카이빙하여 역사 보존 작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학전 자리에는 '아르코꿈밭극장'이라는 새 간판이 달려 어린이·청소년 극장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추모와 기억

 

조의금과 조화는 받지 않겠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김민기 대표의 생전 말씀을 기억하며 함께 식사를 나누는 것이 고인의 뜻을 기리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학전 폐관 직전까지 출신 배우·가수들이 참여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에서 모인 기부금은 학전 운영비와 '김광석추모사업회'에 사용됩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는 "김민기 선배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며 명복을 빈다"고 밝혔습니다. 김민기 대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에 2남을 두고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습니다. 고인은 24일 오전 발인 후 학전 터의 마당과 극장을 둘러보고 천안 공원묘원에서 영면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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