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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중앙SUNDAY

    지난달 20일, 미국 미네소타주 베미지시에 있는 숲속에서 작지만 감동적인 잔치가 열렸다. 이는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의 입주식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숲속의 호수'는 1961년 시작된 비영리단체 '콘코디아 언어 마을' 내 15개 외국어 마을 중 하나로, 8~18세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역사를 가르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2주 또는 4주간 진행되며, 학생들은 자연과 일상에서 놀고, 먹고, 즐기면서 언어를 배우는 체험형 몰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출처 : 중앙SUNDAY

    체험형 몰입 프로그램의 매력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교실을 벗어나 자연과 일상 속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체험형 몰입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K팝을 부르고, 전래동화를 각색한 공연을 하고, 가야금, 태권도, 국궁, 사물놀이 등을 배우며 한국 문화를 몸소 체험한다. 식사 때는 김치를 비롯한 한식을 먹고, 작은 상점에서 한국 과자와 물품을 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서 학생들은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이 필수다.

    첫 집들이의 의미

    이번 입주식이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숲속의 호수'가 처음으로 자신의 공간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5년 동안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지만, 번듯한 건물 한 채 없이 옆 러시아 마을 시설을 빌려 사용해 왔다. 비영리 교육기관으로서 모든 운영은 후원금에 의존했으며, 수십 명의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기숙사, 강당, 식당 등을 짓기에는 자금이 부족했다. 마침내 '숲속의 호수'에도 기숙사 두 동, 강당 겸 식당 한 동, 사무실 한 동이 마련되면서 자신의 '집'을 가지게 되었다.

    출처 : 중앙SUNDAY

    행사 참석자들의 감동

    이번 행사에는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대사 등 '숲속의 호수'에 애정을 가진 150여 명이 참석해 축하를 나누었다. 특히 감회가 남달랐던 이들이 있었다. '숲속의 호수' 창립자이자 1대 촌장인 로스 킹 교수, 2대 촌장 다프나 주르 교수, 한국 기업 '시몬느'의 박은관 회장, 그리고 유병안 건축가였다. 이들은 마을 설립부터 지금까지 '숲속의 호수'를 가꿔온 주역들이다.

    한국어 마을의 상징성

    킹 교수는 "그간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지나갔다"며 "행사 동안 눈물도 조금 흘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17년 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킹 교수는 "세계의 중심지인 미국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마을이 있다는 것은 상징성이 큰 동시에 자연스럽게 '친한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며 한국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박은관 회장이 즉시 만남을 요청하고, 이후 사재 7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오늘날의 '숲속의 호수'가 탄생하게 되었다.

    특별한 건축 설계

    유병안 건축가는 '숲속의 호수'의 공간 설계를 맡으면서 한국적인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미국 땅에서 한옥을 짓는 것은 물류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미국 목조주택 건축 양식과 자재를 사용하면서도 한옥의 미학과 실용성을 현대적으로 접목하는 방법을 찾았다. 대청마루부터 각 방까지 바람의 흐름이 원활한 한옥처럼 건물마다 맞창을 내고, 건물 입구를 비껴 세워 '차경'을 살렸다. 실내 바닥에는 온돌 시스템을 깔고, 복도에는 회랑처럼 기둥을 세워 한옥 특유의 공간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주르 교수의 꿈

    킹 교수의 제자이자 10년째 2대 촌장을 맡고 있는 주르 교수는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하면서도 "한류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공간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녀는 여름뿐 아니라 일년내내 이 공간이 상설 운영되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밝혔다. 이미 2차 청사진도 있다. 기숙사 두 동을 더 짓고, 빈 공터에 광장을 만들고, 호숫가 앞에 진짜 한옥인 정자를 짓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다. 주르 교수는 더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출처 : 중앙SUNDAY

    축하 노래 부른 김창완과 고기 대접한 류수영

    이번 행사에 참석한 가수 김창완씨와 배우 류수영씨는 "미국에 이런 한국어 마을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서 미안하고, 창립자도 촌장도 모두 미국인이라는 것이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창완씨는 작은 콘서트를 열어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류수영씨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요리 실력을 발휘해 돼지갈비찜과 닭강정을 만들어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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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완의 작은 콘서트

    김창완씨는 19일 작은 콘서트를 열어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1시간 30분 동안 공연을 펼쳤다. 그는 "말은 사람이 사람에게 건너가는 다리라고 생각한다"며 "그 다리를 놓아주려 25년간 애쓴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외국인 아이들이 자신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랍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공연 다음날 강당 입구 벽에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얼굴'이라는 그림을 그려넣기도 했다.

    류수영의 K푸드 전도

    류수영씨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한국 음식을 소개했다. 그는 "다른 언어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놀이하듯 체험하게 하는 교육 방식이 좋다"며 "핸드폰 없이 지내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더라"고 말했다. 류씨는 '숲속의 호수'에서 돼지갈비찜과 닭강정을 만들어 대접하며 아이들과 친밀한 시간을 보냈다. 또한, 그는 "이 방송이 나가서 더 많은 사람들이 '숲속의 호수'를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중앙SUNDAY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이번 '숲속의 호수' 입주식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만큼, 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숲속의 호수'가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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