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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용기를 얼렸다 녹일 경우 높은 온도에서 가열할 때와 비슷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물에 용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운 여름철 플라스틱병에 물을 얼려서 마시는 것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연구는 물을 플라스틱 용기에 넣고 영하의 온도에서 동결한 후 해동할 때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60도로 가열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이 얼마나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연구는 중국 저장대와 미국 버지니아공대 등의 연구진이 참여하여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게재되었다. 연구진은 다양한 조건에서 플라스틱 용기에 물을 담아 실험을 진행했다. 초순수를 담은 플라스틱 용기를 동결, 해동을 반복하거나 염소 소독, 가열 등 다양한 처리 방법을 통해 각각의 미세플라스틱 용출 양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동결과 해동을 반복한 경우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하루에 70-220여개, 가열한 경우 70-130여개, 염소 소독을 한 경우 60-160여개 정도 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는 3-66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의 정의와 위험성
미세플라스틱은 보통 5㎜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물리적 과정과 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되며, 세포독성, 산화 스트레스 유발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용기를 동결 및 해동할 때도 물리적 스트레스가 가해져 미세플라스틱이 용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크기는 대체로 4-9㎛ 정도로 확인되었다.
연구 방법과 결과 분석
연구진은 두께 2.2㎜의 플라스틱 용기들에 초순수를 담아 각각 동결, 해동을 반복한 경우, 염소 소독을 한 경우, 가열한 경우 등으로 나눠 비교했다. 실험에는 물 공급용 파이프 등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일종인 PPR(polypropylene random) 소재가 사용되었다.
구체적으로 동결·해동을 반복한 플라스틱 용기 내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하루에 70-220여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가열했을 때는 하루에 70-130여개 정도, 염소 소독을 했을 때는 60-160여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용출되었다. 반면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경우에 나온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3-66개 정도로 나타났다.
전문가의 의견과 안전한 음용 방법 제언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여름철 플라스틱병에 물을 얼려 마시는 방식에 대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으며, 안전한 음용 방법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독고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먹는물네트워크가 대한환경공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생수와 미세플라스틱 : 안전한 먹는물을 위한 공동노력'이라는 주제의 먹는물 정책 포럼에서 "이 연구결과는 여름철 많은 이들이 먹는샘물 등을 얼려서 갖고 다니며 마시는 것은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직접 음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먹는샘물 등을 대상으로 보다 심도 있는 연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상에서의 미세플라스틱 노출 줄이는 방법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때는 가급적 미세플라스틱의 용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다음은 일상 생활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몇 가지 방법이다:
-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 사용: 플라스틱 대신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하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수 있다.
- 음료의 온도 조절: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료를 담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능한 한 실온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 재사용 가능한 물병 사용: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대신 재사용 가능한 물병을 사용하여 환경 보호와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
- 플라스틱 용기 교체 주기 준수: 플라스틱 용기는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세플라스틱이 용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플라스틱 용기의 안전성 문제는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회 전체가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대체 가능한 안전한 소재를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플라스틱 사용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정책과 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