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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지난 7월 17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은 언론과 유튜브 경제 채널에서 크게 환영받았으며, 정부는 이를 통해 글로벌 원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되었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최종 계약 여부는 내년 3월에야 확정될 예정입니다.
1.1 과대광고와 실체 없는 정보
이번 발표와 관련하여 언론과 정치권에서 구체적인 검증 없이 환호를 보낸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언론의 검증 보도나 정치권의 논평이 부족한 가운데, 대다수의 보도는 정부 발표를 2차, 3차 가공한 내용에 불과합니다.
구체적인 사업 비용 및 계약 조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덤핑 의혹과 같은 부정적인 소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2. 원전 건설 단가와 덤핑 의혹
2.1 덤핑 의혹의 출처
한국 정부는 한수원이 제시한 원전 건설 단가가 프랑스의 절반 이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덤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세계원자력협회(WNA)의 통계를 근거로 한 수치로, 실제 사업 단가와는 무관합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체코 원전과 관련해 확실히 알려진 정보는 거의 없습니다.
3. 원전 수출의 장애물
3.1 지식재산권 문제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로 소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과거 폴란드 원전 건설 협력 당시에도 제기된 문제로, 미국 정부가 웨스팅하우스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향후 원전 수출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3.2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
전 세계 원자력발전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1996년 17.5%였던 원전 비중은 2022년 9.2%로 낮아졌으며, 이는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산업의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전은 설계부터 가동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에는 너무 느린 대안입니다.
3.3 유럽 에너지 시장의 변화
유럽의 전력 시장은 재생에너지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체코에도 적용됩니다. 체코는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유럽 전력시장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연결되어 있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날에는 도매 전기요금이 '네거티브'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는 원전 사업자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4. 체코 정부의 속내
체코 원전 건설에 소요될 24조 원은 체코 정부 1년 예산의 약 17%를 차지하는 거액입니다. 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큰 문제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체코 정부에 금융 지원을 하는 형식으로 원전 건설 비용을 충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원전 사업의 실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 결론
체코 원전 수출과 관련한 과대광고와 실체 없는 정보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 문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 유럽 에너지 시장의 변화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할 때, 체코 원전 수출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