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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한국경제

     

     

     

    에펠탑 앞에서 비치발리볼을, 베르사유 궁전에서 양궁을?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되는 2024 파리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쿠베르탱의 꿈이 한 세기를 넘어 실현되는 순간, 파리는 단순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 문화와 예술의 축제로 올림픽을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쿠베르탱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올림픽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원래의 아름다움을 되찾을 때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염원대로, 2024 파리 올림픽은 스포츠와 예술, 문화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합니다.

     

    파리의 심장부가 올림픽 경기장으로 변신합니다. 에펠탑, 콩코르드 광장, 베르사유 궁전, 센강,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등 파리의 상징적인 장소들이 모두 경기장과 행사장으로 탈바꿈합니다. 이는 단순한 장소 선정이 아닌, 파리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전 세계와 공유하려는 의도적인 선택입니다.

     

    패션의 도시답게 명품 브랜드들도 올림픽에 동참합니다.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트렁크가 메달 운반용으로 사용되고, 쇼메의 장인들이 메달을 디자인했습니다. 각국 선수단의 유니폼과 올림픽 관계자들의 의상만 비교해봐도 파리 올림픽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야외에서 열리는 개막식입니다. 스타디움 대신 파리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올림픽 대표단 선수들을 태운 보트 85척이 수상 퍼레이드를 펼칩니다. 이는 파리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동시에, 올림픽이 폐쇄된 공간이 아닌 도시 전체로 확장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2024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 포스터는 이번 대회의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합니다.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위고 가토니의 작품은 두 장을 좌우로 이어 붙여야 온전한 작품이 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통합을 상징하며, '완전히 개방된 대회'라는 이번 행사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가토니의 포스터는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파리를 재창조합니다. 실제 지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는 오히려 파리의 낭만과 환상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포스터 속 4만여 명의 캐릭터들은 성별,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비율로 그려져 있어, 모두가 주인공임을 선언합니다. 이는 단순한 그림이 아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과도 같습니다.

     

    파리의 3대 미술관이 펼치는 특별전은 올림픽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문화적 깊이를 더합니다. 루브르박물관의 '올림피즘: 현대의 발명, 고대의 유산' 특별전은 올림픽의 뿌리를 탐구합니다.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 제전의 기원으로 알려진 헤라클레스 신화의 한 장면을 묘사한 도자기 등 유물들이 전시되어, 올림픽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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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세미술관은 근대올림픽이 태동한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합니다. 나비파의 창시자 모리스 드니의 회화는 당시의 예술적 흐름과 스포츠 문화의 만남을 보여줍니다. 나무 덤불 속에서 배드민턴을 치거나 꽃을 따고 목욕하는 여성들을 순수한 색채와 상징주의로 표현한 작품들은, 스포츠와 예술의 조화로운 융합을 보여줍니다.

     

    퐁피두센터는 현재와 미래를 조망합니다. 건물 외벽을 활용한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 '아트 오브 빅토리'는 나이키와의 협업을 통해 스포츠 분야의 기술과 디자인 혁신을 생동감 있게 표현합니다. 이는 올림픽이 단순한 경기를 넘어 기술과 예술의 진보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파리 곳곳에 설치되는 공공 예술 작품들도 올림픽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샹젤리제 공원에 설치된 미국 작가 앨리슨 사르의 조각상은 아프리카 전통 의상을 입은 흑인 여성의 모습을 통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합니다. 양손에 든 올리브 나무와 올림픽 성화는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주변의 의자들은 서로 다른 대륙과 산업, 직업, 관심사를 의미합니다.

     

    2024 파리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인류애가 어우러진 축제가 될 것입니다. 파리의 역사적 랜드마크들이 경기장으로 변모하는 모습, 세계적인 미술관들의 특별전, 그리고 도시 곳곳에 스며든 예술 작품들은 올림픽을 통해 파리가 꿈꾸는 문화적 르네상스를 보여줍니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도심 통제로 인한 상인과 거주민의 불편, 센강 정화와 도로 정비 등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 등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리는 이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들의 문화유산과 예술을 세계와 공유하고자 합니다. 약 2주간 펼쳐질 올림픽이 '예술의 도시, 파리'를 앞으로도 100년 넘게 생동하게 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순간을 함께 감상하며, 우리도 쿠베르탱이 꿈꾸던 올림픽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봅시다. 스포츠와 예술, 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 축제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파리 올림픽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인류의 화합과 창의성,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2주간의 이벤트가 아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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